을지유람
을지유람은 중구청의 기획. 중구 도보관광은 꽤나 풍성한. 을지유람은 동네의 역사를 보여주고 소개하는 컨셉이어서. 원래 혼자 돌아다니기 보다는. 해설사와 함께 돌아다니는 코스로 기획된. 혼자 돌았지만. 기획 의도는.
아마 그래서인지. 두루누비나 카카오 지도에는 따로 올라와 있지 않던. 지금도 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관광에. 공식 리플렛도. 여기 을지유람 신청 사이트에서.
코스 소개에 보면 1.7km에 1시간 30분. 걷고 끝나는 길이 아니라 해설사와 함께 둘러봐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설명할 시간까지를 포함한 시간일 것으로. 짐작. 거리상으로 보면.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길이어서.
2호선 을지로3가역 쪽에서 미팅이 있어. 시간상 그 전에 걷고 들어가는 일정으로 갔고. 그러다보니 출발과 도착을 뒤집어 3호선 을지로4가역에서 시작. 반대 방향으로 돈. 본격적으로 골목에 접어들기 전부터도. 동네 분위기가 느껴지던.
골목 초입은. 오히려 최근 관심을 반영한 듯한 구간도. 하지만 머지않아. 대로변에서는 보기 어려운. 을지로의 이면부가. 기계-금속 제조업 집적지로서의. 골목 경관이. 드러나는. 골목이 적재장이자. 작업장이자. 사교장인.
'철의 골목'이라는 소개와. 소소한 작품도. 길가에. 관광객 대상이라기는. 동네 일하시는 분들 대상이기가.
나중에 보겠지만. 이 길은 정방향이 나았을 듯. 특히 초행길이라면 더더욱. 좁은 골목길을 찾아 가야 하는 경우도 많고. 별도의 앱에 코스가 올라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장의 표지판과 표식을 더듬는 게 최선인데. 이게 정방향을 전제로 설치되어 있어서. 역방향으로 거스르면. 눈에 띄지 않아. 지나치기가 일쑤였던.
사람 한두명이 간신히 지나갈만한 길도. 미로같은 구간도. 꽤나 내밀한 느낌의 작업장들을 지날 때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던. 길을 뒤로 하고. 일하시는 분들의 모습. 방해하고 싶지 않던.
그러고 나면. 갑자기 앞이 툭 트이는 부분이. 세운상가군. 얼마전 새 데크로 연결된. 세운전자상가와 청계상가. 아래. 세운교 일대. 최근 많이 바뀌고 있는 동네이기도. 새삼. 달라보이던.
원래는 여기서 3호선 을지로3가역까지. 탐방코스가 이어지는데. 이 동네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 코스 일부가 공사장이 되어버린. 지금 보면 카카오 지도에서도. 공사중인 구역은 비워진.
공사구간 내 업체의 컨테이너 임시매장이 늘어선. 청계천 변을 따라. 중간까지 걸었던. 씁쓸했던. 구간.
이쪽 골목이. 사람들에게는 더 잘 알려진. 왜냐하면 이른바 내공있는 노포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동네의 재개발 추진에 브레이크를 거는 계기가 되었던. 목소리도. 사실 제조업 쪽 보다는. 노포들을 걱정하는 쪽에서. 강하게.
조금 부연하자면. 당시에는 을지면옥 철거 소식이 기폭제였던. 평양냉면 애호가들의 힘이란. 결국은 딱히 을지면옥 쪽에서는 건물을 보존하고 픈 마음은 없었다고 해서.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 되었지만.
3호선 을지로3가역을 지나 청계천 쪽에서 넘어가려고 하는 데. 여기도 이전해온 임시 상가가. 식당도. 입주해있던.
길을 건너면. 최근 을지로를 '힙지로'라고 부르게 된. 대표적인 현상의 장소. 을지로노가리골목으로 가는 표지판을 따라서. 이 동네 터줏대감. 만선호프를 찍고. 지나는 데. 스카이라운지에. 루프탑이라. 힙해지기는.
바닥 표식을 따라가다 보면. 노가리골목과 공구업체가 있는 골목들이. 딱히 분리되지 않는. 사실 밤에 와보면 셔터 내린 공구업체 앞에도. 상을 펴고 장사하던 게 일상이던. 낮과 밤의 쓰임새가. 융통성있게 바뀌는. 골목들.
역시 최근에. 좀 시류를 타는 식당들이 자리를 잡아. 재미있어진. 전주집에서 원조녹두까지의 좁은 골목길. 그 끝에 을지유람 전체 소개 판넬이 붙어있는. 원래 코스대로라면. 여기쯤에서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진행하겠지.
골목을 나오면. 바로 앞에. 시립서울청소년센터가. 같은 건물에. 을지로사이라고. 꽤 흥미로운 을지로3가 관련 프로젝트 공간도. 조금 더 걸어 큰 길로 나오면. 만두로 유명한 노포. 오구반점도. 이런 노포들을 다 그냥 지나가야 했던. 슬펐던.
그러고 나면. 을지로 변을 따라. 마지막 구간인. 타일도기특화거리로. 카카오 지도에는 을지로타일상가로 표시되어 있는.
서울에서 타일이나 도기를 다루는 곳이라면. 논현가구거리도. 하지만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타일이 전면에 나온 거리는 여기정도. 논현은 이름 그대로. '가구'가 주 정체성이었던.
3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양미옥 쪽을 바라보며. 마무리. 지금보니. 노포들 찍은 사진이 제법 되는. 많이 아쉬웠던 모양.
전체 여정을 보면. 2.1km에 한 45분 정도. 조금 헤멘 부분이 있었음에도. 한데 중간에 없어진 구간이 있었기도 해서. 어느정도는 상쇄되었을지도. 그렇게 봐도. 확실히 구경하느라 천천히 돈 느낌의.
Relive '을지유람'
들러볼만한. 노포들이. 리플렛에 소개되어 있던 게 좋았던. 공식 투어는 오후 3시 시작이던데. 딱 돌고 조금 이른 저녁으로 이어가기 좋은 시간. 뒤에 약속이 없었으면. 아마 그런 코스로 갔었을수도. 그 부분은 아쉬웠던.
간만에 만난. 일방향 코스. 혼자 걷더라도 가능하다면 지도상의 정방향으로 도는 게 좋은. 일반적으로는 양방향 투어를 고려하고 표지판이나 표식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 데. 여기는. 화살표 방향도. 설치 위치도. 일방향. 고려할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