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기
느리게 걷기, 제목 그대로
남쪽계단
2020. 4. 14. 20:30

이래저래. 일적으로. 소일삼아. 걸어다닐 일이 많습니다. 주로 서울을 걷지만. 종종 타지에 가서도.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걸어다닙니다. 언젠가부터. 원래부터 그리 빠른 사람은 아니지만. 기웃대는 습관도 붙어서. 느리게. 느리게. 그러다보니 다른 이들과 보폭을. 혹은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아서. 혼자 다니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 중력과도 친하지 못해서. 오르내기기 보다. 둘러둘러 가는 게 체질에 맞습니다. 뭐, 어느 정도까지는 높낮이가 있는 것도. 똑바로 가는 길은 편리하지만. 굽이굽이 가는 길에 숨은 장면 전환을 더 즐기는 편입니다. 하니 등반보다는 둘레길로. 대로보다는 사잇길로.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도우미 앱도 많아서. 고마운 마음으로. 그 때 그 때 잘 써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한 손에는 꼭 스마트폰을 쥐고 다니는 편이구요. 중간중간 끼니나 차도 마다하지 않지요. 기왕 거기까지 갔으면. 이란 본전치기 마인드.
걷다보면 꼭 앉지 않아도 쉼이 오는 때가 있더랍니다. 일상은 사실 뛰지 않으면. 우스꽝스럽게 씰룩대며 경보라도 해야 하는. 때가 많은데. 그런 일상이 인생으로 이어지다 보면. 느리게 걷게 되는 때도. 기간도. 꼭 오기는 오기 마련이더라구요. 그렇게 쉼 같은 걸음을 걷게 되어. 그런 기간을 만나게 되어. 다행히. 쉼의 기록으로 시작합니다. 느리게 걷기. 다시 바쁘게 다녀야 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더 멀리 걸을 생각도 없고. 유명한 길만 걸을 생각도 없고. 소소하게. 여기저기 구경다닌다는 마음가짐으로.